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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합병 주총 직전 '36억원' 언론사 광고…이후 “엘리엇은 먹튀” 보도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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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5,391회 작성일 20-09-11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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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경영권 승계 의혹을 수사해온 검찰이 1일 오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기소 관련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한 가운데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검찰 깃발 뒤로 삼성 서초사옥이 겹쳐 보이고 있다./ 김기남 기자

삼성그룹 측이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안 통과를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언론사를 상대로 여론 조성 작업을 벌인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파악됐다. 삼성그룹 측은 주총 직전 언론사를 대상으로 나흘간에 걸쳐 36억원 규모의 광고를 집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합병에 우호적인 취지의 기사들이 쏟아졌다.

11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당시 부장검사 이복현)가 지난 1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52) 등을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 및 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등 혐의(경영권 불법 승계)로 기소하면서 법원에 제출한 공소장에 이 같은 내용을 담았다.

■삼성, 전방위적 여론 조성 작업

이 부회장 등 삼성그룹 측은 합병 결의 사실이 공개된 직후인 2015년 6월 초부터 삼성물산 지분을 보유한 미국계 사모펀드 엘리엇 등이 합병 반대에 나서자 엘리엇에 대한 반감을 유발하는 방식의 여론 조성에 나섰다. 엘리엇을 ‘해외 투기자본’, ‘기업사냥꾼’, ‘먹튀’, ‘벌처펀드’ 등 시세차익만을 노리는 투기 세력으로 규정하며, 합병의 본질적인 문제를 은폐했다고 검찰은 판단했다. 삼성그룹 측은 합병 무산이 국가 경제에 미치는 타격과 국부 유출의 위험성 등도 강조하며 삼성물산 대주주인 국민연금의 합병 찬성 분위기도 조성했다고 검찰은 봤다.

여론 조성 작업은 삼성그룹의 언론대응 업무를 총괄했던 장충기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이 주도했다. 장 전 차장은 2015년 6월부터 미래전략실과 삼성물산 홍보팀을 지휘해 언론사 임직원·기자 등에게 과거 엘리엇의 투자 사례에 관한 보도 참고자료 등을 제공하며 이 같은 기사 작성을 수시로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장 전 차장 등 미래전략실은 합병 성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기사에 대해서는 해당 언론사에 연락해 제목·내용을 삭제·수정한 다음 보도하게 한 것으로 파악됐다. 최치훈 전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 등은 주주총회(2015년 7월17일) 직전인 7월13~16일 나흘간 약 36억원 상당의 관련 광고를 발주한 것으로 검찰은 봤다.

이후 ‘투기자본의 기업경영 교란 막아야’ ‘헤지펀드 ‘먹잇감’된 한국기업 “일단 공격당하면 경영 올스톱”’ ‘삼성물산 소액주주들 “엘리엇 먹튀 우려” 위임장 전달 늘어’ ‘국민연금 의결권, 외부에 맡기지 말고 스스로 결정해야’ ‘국민연금, 삼성물산 합병 백기사로 나서라’ ‘“엘리엇은 투기성 먹튀 편드” 75%, “국민연금이 백기사 해야” 54%’ 등 엘리엇을 비난하고 국민연금의 합병 찬성 여론을 조성하는 취지의 기사들이 주요 언론에서 다수 보도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연합뉴스

비판성 기사를 쓴 한 언론사에는 삼성그룹 측이 편집국장을 해고하라는 압력을 넣은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메트로신문이 2015년 6월8일 <최지성, 제 꾀에 제 발목> 등 제목으로 합병에 문제를 제기하려 하자 장 전 차장과 미래전략실은 메트로신문 대표에게 ‘편집국장을 해고하지 않으면 광고·협찬을 줄이거나 지원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압박해 기사가 보도되지 못하도록 한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이 경제 전문가들을 동원했다는 내용도 공소장에 포함됐다. 미래전략실 측은 2015년 6월17일 ‘엘리엇은 경영권을 위협하는 해외 투기세력’이라는 논조의 기고문을 대신 작성한 후 노대래 전 공정거래위원장에 전했다. 노 전 위원장은 2015년 6월23일 동아일보에 ‘헤지펀드, 대기업 순환출자 해소 때 경영권 빈틈 노려, 노대래 전 공정위원장이 본 엘리엇 사태’라는 제목의 인터뷰 기사가 보도되게 했다. 황영기 전 한국투자금융협회 회장, 손병두 전 한국선진화포럼 회장에게도 비슷한 취지로 인터뷰와 토론을 하게 한 것으로 검찰은 판단했다.

검찰은 “대기업의 광고수입에 의존하는 신문산업의 재무구조, 삼성그룹이 광고비 책정 규모를 달리하며 신문사 소속 임직원 인사도 좌우할 수 있는 영향력 등이 있는 상황”에서 삼성그룹 측이 합병에 유리한 여론 조성을 유도했다고 봤다.

검찰은 “피고인들이 사건 합병 거래와 관련해 부정한 수단·계획·기교를 사용했다”며 “중요 사항에 관해 거짓 기재를 하거나 투자자 등 타인에게 오해를 유발시키지 않게 하기 위해 필요한 중요 사항의 기재를 누락했다. 합병 거래를 할 목적으로 위계를 사용했다”고 판단했다. 부정거래 행위를 금지한 자본시장법 178조를 위반했다는 것이다. 기소된 이 부회장 등에 대한 재판은 다음달 2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삼성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은

검찰은 이 부회장과 함께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장 전 차장, 김종중 전 미래전략실 전략팀장(사장) 등 삼성 전·현직 임직원 10명도 재판에 넘겼다. 2018년 11월 금융당국의 고발로 시작된 이 수사는 1년9개월여 만에 마무리됐다.

검찰은 이번 수사에서 이 부회장이 최소 비용으로 삼성그룹을 승계하려는 내부 계획안인 일명 ‘프로젝트-G(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자)’ 존재를 확인했다. 검찰은 “제일모직의 삼성물산 흡수합병 과정에서 삼성그룹의 조직적 부정거래행위, 시세조종, 업무상배임 등 각종 불법행위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검찰 수사 결과, 이 부회장 승계에 유리하도록 제일모직 주가는 띄우고 삼성물산 주가를 낮추는 과정에서 삼성물산 투자자들에게 거짓 정보를 유포하거나 중요 정보를 은폐하고 허위 호재 계획을 공표하는 등 각종 불법행위가 있었다. 삼성물산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을 설득하기 위한 불법 로비, 자사주 집중 매입을 통한 시세조종도 파악됐다. 합병 결과, 기업가치를 저평가 받은 삼성물산 투자자들은 손해를 봤고 이 부분에서 이 부회장 등에 대해 업무상 배임 혐의가 적용됐다. 검찰은 제일모직 자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고의적 분식회계를 인정해 이 부회장에게 외부감사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삼성 측은 “법리에 기반하지 않은 수사팀의 일방적 주장”이라고 밝혔다. 또 “검찰권 행사를 민주적으로 통제하기 위해 도입된 중립적·객관적인 수사심의위의 결론을 뒤집기 위한 편법”이라고 비판했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009111125001&code=940301#csidx8cec0afac54ee0f831994fbc87daf0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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