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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 첫날 무너진 건물…“가림막 하나 두고 마구잡이 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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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1-06-10 04:08 조회 3,83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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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광주 동구 학동의 한 철거 작업 중이던 건물이 붕괴, 도로 위로 건물 잔해가 쏟아져 있다. 광주/연합뉴스

광주 시내버스 매몰 17명 사상 현장

“갑자기 버스 지붕에 돌덩이 꽝”
한쪽 벽면이 도로 쪽으로 쏟아져
구조인력 480명, 굴착기 등 투입
추가 매몰자 나올 가능성도

인근 주민들 “안전조처 소홀” 지적
경찰, 현장소장 등 관계자 조사

“갑자기 버스 지붕에 돌덩이들이 ‘꽝’ 하고 떨어져 깜짝 놀랐다.”
9일 오후 광주 재개발구역의 5층 건물 붕괴 현장에서 살아남은 54번 시내버스 운전기사 이아무개(56)씨는 끔찍했던 사고 순간을 이렇게 기억했다. 이씨가 운전하는 시내버스는 이날 오후 4시22분께 동구 학동 4구역 재개발 지역 앞 버스 정류장에 승객을 내려주기 위해 정차했다가, 철거 작업 중이던 5층 건물이 무너져내리면서 매몰됐다.
<한겨레>가 확보한 동영상을 보면, 철거 중이던 5층 건물은 한쪽 벽면 등이 도로 쪽으로 한순간에 와르르 무너졌다. 사고 현장 도로 맞은편에서 미용실을 운영 중인 유필숙(64)씨는 “밖에서 큰 소리가 들려 나가 보니 건물이 무너져 있고 많은 먼지가 일고 있었다”고 말했다.
사고 발생 직후 구조인력 480명, 구급차·굴착기 등 장비 63대를 투입한 광주·전남 구조당국은 시내버스 탑승자 12명 가운데 사망자가 없고 부상자만 7명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구조 작업이 진행되면서 시내버스 탑승자 수가 늘었고, 이날 저녁 8시를 넘기면서 파악된 사망자 수가 급작스레 증가했다.
이날 밤 9시30분 현재 54번 시내버스엔 17명이 타고 있었고, 이 가운데 9명이 숨지고, 8명이 중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구조당국은 사망자들의 신원을 파악 중이다. 부상자들은 전남대병원과 광주기독병원, 조선대병원, 동아병원 등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소방당국은 작업자 등 추가 인명 피해를 확인하고 있어 추가 매몰자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이날 붕괴 사고는 해당 건물에서 철거 작업이 시작된 첫날 일어나 안전 조처가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철거 공사에 들어간 5층 건물은 맨 위층에 굴착기를 올려 철거 작업을 시작했다. 굴착기는 맨 위층부터 건물 안쪽에서 바깥으로 조금씩 부숴가며 철거 작업을 진행했고, 현장에는 굴착기 작업자 2명과 주변 신호수 2명이 배치됐다.
이날 오후 5층에서 작업 중이던 작업자들은 이상한 소리가 크게 나는 걸 듣고 놀라, 직감적으로 ‘건물이 무너질지 모른다’며 현장에서 이탈했다. 때마침 건물 바로 앞 정류장에 시내버스가 멈췄고, 건물 본체는 순식간에 무너지며 지나가던 시내버스를 덮쳤다. 작업자들은 가까스로 현장을 벗어났지만, 시내버스는 건물 잔해에 깔려 승객과 함께 매몰됐다.
이날 사고를 두고, 사고 현장 인근 주민들은 철거 현장이 버스 정류장 옆이어서 평소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데도 안전장비를 제대로 설치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주민 조아무개(73)씨는 “건물 철거를 하는 현장이 도로변이고 버스 승강장까지 있는데도 ‘포장’ 하나 쳐놓고 장비를 동원해 마구잡이로 공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목격자 박아무개(66)씨도 “철거 작업을 하면서 건물을 지탱하고 있는 주요 부분을 잘못 건드린 게 아닌가 싶다. 도로 옆 건물을 철거하면서 가림막만 두었다니 안타깝다”고 말했다.
당국은 관계기관 합동조사를 통해 철거 중이던 건물이 붕괴한 원인을 밝힐 방침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학동 633-3 일대 12만6433㎡ 규모의 학동 4구역 재개발 지역에서 아파트를 짓기 위한 철거 작업을 진행해왔다. 이 지역은 광주의 대표적인 노후 주택 밀집지역으로 심각한 도심 공동화 현상을 겪어왔다. 재개발 뒤엔 지하 2층~지상 29층 아파트 19개동 총 2282가구가 들어설 예정이었다.
광주소방본부 쪽은 “현재로선 붕괴 원인을 예단하기 어렵다. 구조 작업을 마친 후 합동조사를 통해 사고 원인을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광주경찰청은 이날 전담수사팀을 꾸리고 현장소장 등 공사 관계자와 목격자 등 5명을 불러 안전장비 등을 제대로 설치했는지 등 조사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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