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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 직후 모인 유럽 정상…“자강” 외쳤으나 속내는 복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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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16회 작성일 24-11-08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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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앞줄 왼쪽 가운데)가 7일(현지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유럽정치공동체(EPC) 정상회의에서 다른 정상들과 함께 단체 사진을 찍는 동안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부다페스트/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당선이 확정된 직후인 7일(현지시각) 만난 유럽연합(EU) 정상들은 한 자리에 모여 ‘단결’과 ‘자강’을 외쳤다. 그러나 차기 트럼프 정부를 대면해야 할 이들의 속내는 복잡하다.

이날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유럽정치공동체(EPC) 정상회의에 약 50명 가량의 유럽 정상과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샤를 미셸 유럽연합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도널드 트럼프나 카멀라 해리스가 아닌 우리 자녀들을 위해 우리 운명은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럽정치공동체 정상회의는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것을 계기로 처음 열려 유럽의 안보와 에너지 위기 등을 논의했다. 올해 정상회의는 유럽이 당선을 두려워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백악관 재입성이 확실해진 시점에 열리게 된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24시간 이내에 끝낼 것”이라며 전쟁 지원을 반대해 왔다.

미국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난 유럽 자강론을 가장 강력하게 주장해 온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유럽연합에서 우리의 역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이 좋은지, 나쁜지를 논평하는 것이 아니”라며 “문제는 우리가 유럽의 이익을 위해 방어할 준비가 됐는가 하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는 육식동물과 초식동물로 이뤄져 있다. 우리가 초식동물로 남고자 하면 육식동물이 승리할 것”이라며 “유럽은 최소한 잡식성 동물이 되는 것을 선택해야 한다”며 유럽의 적극적인 방어 전략을 강조했다.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도 “우리(유럽)는 지출을 더 해야 한다. (국내총생산의) 2% 이상은 되어야 할 것”이라며 국방비 지출을 늘릴 것을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기 행정부 시절부터 나토에 방위비 인상을 요구해 왔고, 올해 기준 나토 목표치인 국내총생산의 2% 방위비 지출을 달성한 국가는 32개 회원국 중 23개국에 달했다. 그러나 뤼터 사무총장은 그 이상의 방위비 지출을 요청하며 “이 문제에 관한 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옳다. 나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위협에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해 논의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프랑스와 함께 유럽연합을 이끌어 온 독일의 국내 정국이 소용돌이 상태에 빠지면서 중대한 순간 유럽의 구심점이 흔들린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날인 6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신호등 연정의 한 축인 자유민주당 크리스티안 린드너 장관을 해임하기로 결정해 연정이 붕괴되면서, 최대한 빨리 조기 총선을 치르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게다가 이번 정상회의를 주재한 헝가리의 빅토르 오르반 총리는 이미 전부터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해 온 인물로, 유럽연합의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에도 반대 의사를 표명해 왔다. 오르반 총리는 이날 “미국 대선을 계기로 평화를 원하고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 한 가지는 분명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정상회의에 참석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연설에서 러시아에 영토를 양보하는 휴전안엔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안보 보장 없는 휴전안은 우리에 대한 정복과 독립, 주권 파괴를 계속 대비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유럽의 몇몇 정상들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양보하도록 압박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이는 사실상 오르반 총리를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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