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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는 증상일 뿐, 병의 뿌리는 윤석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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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4-10-08 17:46 조회 21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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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씨의 공천개입 의혹을 다룬 서울의 소리 유튜브 화면 갈무리.

출처 :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https://www.mindlenews.com)
디올백 수수보다 훨씬 엄중한 국정농단 근본원인

권력 맛 즐기기만 하는 대통령이 만든 권력 공백 탓

김건희뿐인가, 정진석, 김태효, '윤핵관' '모피아'…

윤석열 있는 한 경제침체·정치적 퇴행은 불가피

(본 칼럼은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씨는 국힘당 공직선거 후보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했는가? <뉴스토마토>를 비롯한 여러 언론의 보도를 보면 아무래도 그랬던 듯하다. 여당의 국회의원 후보 공천을 좌지우지했다면 대통령실이나 정부 운영에도 개입하지 않았겠는가? 그랬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게 사실이라면 무슨 문제가 있는가? 그 자체가 중대한 문제다. 우리는 김건희 씨를 공직자로 선출한 적이 없다. 헌법과 법률은 대통령 배우자에게 여당과 정부의 인사 또는 행정에 관여할 그 어떤 권한도 주지 않았다. 대통령 부인이 남편의 권력을 등에 업고 국가 운영에 부당하게 개입하면 법률적으로는 범죄, 정치적으로는 국정농단이 된다. 국정농단을 방치하면 나라가 엉망이 된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겪어보아서 안다.

디올 백 수수와 국정농단, 어느 것이 더 중대 범죄인가

김건희 씨의 과거 범죄 의혹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윤석열 검사와 혼인하기 전과 후에 도이치모터스 등 기업의 주가 조작에 가담해 큰 이익을 챙겼다는 의혹이다. 그 밖에도 여러 범죄 혐의가 있지만 이것 하나만 이야기해도 충분하다. 관련자들의 재판에서 법원이 인정한 증거들과 최근 검찰 내부자가 언론에 제공한 것으로 보이는 여러 사실에 비추어보면 김건희 씨는 마땅히 주가조작 공범으로 법정에 서야 했는데도 검찰 수사를 피했고 기소되지도 않았다. 남편이 검사, 서울중앙지검장, 검찰총장, 대통령이 아니라 평범한 공무원이었다면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검찰은 김건희 씨의 주가조작 범죄 혐의를 무혐의 종결하지도 않고 기소하지도 않은 채 여러 해 시간을 보냈다. 조만간 디올 백 받은 일과 함께 불기소 처분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돈다. 주가조작에 가담한 것은 김건희 씨의 잘못이지만 범죄를 덮는 것은 대통령과 검찰의 잘못이다. 윤석열과 정치검사들은 모든 국민이 법 앞에서 평등하며 사회적 특수계급 제도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명시한 헌법 제11조를 공공연하게 짓밟고 있다. 그러나 이런 것은 여당 공직선거 후보 공천 개입을 포함한 김건희 씨의 ‘국정농단’ 의혹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사소하다. 주가조작과 디올 백 수수는 지난날의 개인적 범죄인 반면 대통령 부인의 국정농단은 헌정질서 파괴 범죄다. 어느 것이 더 중대한지는 따질 것도 없다.

김건희 씨의 국정농단 의혹 세부 내용을 열거하지는 않겠다. <뉴스토마토>를 비롯한 여러 언론과 유튜브 저널리즘 채널의 보도를 참고하시기 바란다. 나는 사실을 이야기하려는 게 아니라 그런 일이 생긴 이유에 대해 말하려고 한다. 구체적으로는 두 가지 질문해 대답해 보겠다. 첫째, 김건희 씨는 왜 정치와 국정에 개입할까? 둘째, 왜 하필 지금 시점에서 증거가 드러나는가? 대답을 요약하면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자연이 진공을 허락하지 않는 것처럼 권력은 공백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능력도 목표도 없는 대통령과 늘 긴장해야 하는 권력 간 공백

권력이란 무엇인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서라도 나의 의지를 관철할 수 있는 힘’이다. 권력은 강제력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권력자가 반드시 강제력을 행사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타인의 동의를 얻고 협력을 받을 수 있으면 강제력을 동원할 필요가 없다. 강제력은 꼭 필요할 때 제한적으로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렇게 하는 권력자를 우리는 민주적이고 유능한 리더라고 한다.

윤석열은 어떤가? 민주적이지도 유능하지도 않다. 타인의 공감을 얻어 협력을 끌어내는 방법을 모른다. 그럴 의지도 없다. 그렇게 해본 경험도 없다. 권력으로 무엇을 이루려고 하는지 목표의식이 뚜렷하지 않다. 열심히 일하지도 않는다. 술을 많이 마신다는 소문이 사실인지는 모르겠으나 공무원인데도 출근 시간이 일정하지 않다는 것은 확실하다. 그는 그저 권력 자체를 탐하며, 권력자로서 군림하기를 즐길 따름이다.

우리나라는 대통령 중심제 국가이다. 3권 분립이 이루어져 있지만 대통령은 국회나 법원보다 훨씬 강하고 폭넓은 권한을 보유한다. 이 권한을 제대로 행사하려면 대통령은 집권세력 내부에 고도의 질서를 구축해야 한다. 5년 간 추구할 국정 목표 설정부터 그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단기 과제 결정, 과제 수행에 투입할 정책수단 선택, 정책 수행 능력을 가진 인재 확보, 정부와 여당의 협력 체제 구축, 야당과의 대화와 타협 분위기 조성, 국민의 이해와 지지를 얻는 소통과 홍보 방안에 이르기까지 모든 면에서 조직적 체계적으로 국정을 운영해야 한다. 그러려면 대통령은 일관성 있는 태도로 목표를 추구하면서 지속적으로 높은 수준의 집중력을 발휘해야 한다. 그래야 ‘권력의 공백’이 생기지 않는다.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9월19일(현지시간) 체코 프라하성 대통령궁을 방문, 방명록에 '천년의 역사가 서린 프라하성에서 한-체코 관계의 새로운 도약을 기원합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9월19일(현지시간) 체코 프라하성 대통령궁을 방문, 방명록에 '천년의 역사가 서린 프라하성에서 한-체코 관계의 새로운 도약을 기원합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연합뉴스
고도의 질서는커녕 진공상태 방불한 집권세력의 무질서

그런데 윤석열 정부와 집권세력 내부에는 고도의 질서라고 말할 만한 게 전혀 보이지 않는다. 윤석열은 단지 대통령 자리만 차지하고 있을 뿐 진정한 의미의 권력 행사를 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저런 행사와 기념식에서 앞뒤가 맞지 않고 현실적 의미도 없는 말을 쏟아낸다. 목적이 불분명한 외국 방문 일정에 돈을 물 쓰듯 한다. 국가재정 관리부터 의료대란 대처까지 무엇 하나도 맵시 있게 완수하지 못한다. 대한민국은 대통령이 없는 것이나 다름없는 상태다. 거대한 권력의 공백이 발생했다는 말이다.

근거 없이 하는 말이 아니다. 윤석열은 8월 29일 기자회견에서 자신은 뉴라이트가 뭔지 모른다면서 보훈부 장관이 제정한 대로 독립기념관장을 임명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것은 대통령 직무를 전혀 수행하고 있지 않다는 자백이었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 독립기념관장 인사만 그렇게 했겠는가. 국정의 모든 분야에서, 모든 인사와 정책 결정을 다 그런 식으로 해 왔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어쩐지 기시감이 들지 않는가? 박근혜 대통령도 그랬다. 대통령이 업무를 수행할 의지와 능력이 없었기 때문에 생긴 권력의 공백을 누가 차지했는가? 김기춘, 우병우, 최순실, 문고리 3인방 등이었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 수준은 그런 사람들이 결정했다. 2014년 말 소위 ‘십상시(十常侍) 문건’ 파문이 터졌을 때 권력서열 1위가 최순실, 2위가 최 씨의 남편 정 아무개, 3위가 박근혜라는 말이 떠돌자 사람들은 설마 그렇겠느냐고 했다. 그러나 2년 후 국정농단 사태 때 우리는 소문이 사실에 가까웠음을 확인했다.

 

박근혜 때 권력서열 1위 최순실, 지금 윤석열 때는 어떤가

지금은 어떤가?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 수준은 정진석, 김태효, 김건희, 천공 같은 사람들이 결정하는 듯하다. 김건희 씨의 국정농단 의혹은 아직은 의혹이다. 대통령실 용산 이전부터 대통령 외교 일정 조정, 정부와 공공기관 인사, 여당의 공직선거 후보 공천 개입까지 세간에 떠도는 모든 국정농단 의혹 가운데 무엇이 어디까지 사실인지는 머지않아 밝혀질 것이다. 만약 그 모두가 사실이라면 전적으로 김건희 씨의 책임인가? 나는 아니라고 본다. 김건희 씨는 윤석열이 만든 권력의 공백을 차지한 여러 주체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대통령 개인이 국정의 모든 과제를 직접 결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직접 결정하지 않을 뿐 권력의 공백을 허용하는 건 아니다. 자신이 하려는 일을 자신보다 더 잘 할 사람에게 권한을 위임한다. 믿을만한 사람을 총리, 비서실장, 장관 등으로 발탁해 대신 일하게 하고 자신은 대통령실 참모들의 보좌를 받으면서 그들을 관리 감독한다. 그런데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윤석열은 아무런 일도 하지 않는다. 그저 권력의 맛을 즐길 뿐이다. 그래서 친한 사람, 잘 아는 사람, 충신으로 위장한 아부꾼들에게 권력을 맡겼다.

윤석열이 조장한 권력의 공백을 누구보다 먼저 김건희가 차지했다. 가장 가까운 사람이니 당연한 일 아닌가. 공백의 다른 일부는 ‘모피아’가 점령했다. 그들은 법인세 세율을 내리고 과세표준을 축소함으로써 2년간 90조 원에 육박하는 세수결손을 내면서 재벌 대기업에 막대한 이익을 안겼다. 재정 적자를 핑계로 해마다 1천억 원 안팎의 국유재산을 눈 밝은 업자들한테 팔아넘겼다. 부자를 더 부자로 만들려고 국가와 국민을 더 가난하게 만들었다. 김태효를 비롯한 뉴라이트 세력도 권력의 공백 한 모퉁이를 차지했다. 그들은 각급 인사라인을 장악해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의 요직을 극우 유튜버와 뉴라이트 추종자들로 채우고 있으며 시대착오적 이념을 내세워 외교와 남북관계를 냉전시대로 되돌렸다. 윤석열은 충성스러운 부하라고 생각하겠지만 그들은 대통령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이익과 이념을 위해서 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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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등이 쌓은 적폐, 절에 간다고 해결되지 않아

왜 지금 시점에서 김건희 씨의 국정농단 증거가 드러나고 있는가? 그것도 권력의 공백 현상 때문이다. 2014년의 ‘십상시 문건’도 그랬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박근혜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이 하락하고 정부여당의 무능에 대한 국민의 비판의식이 높아진 시점에서 국정농단에 관한 소문과 증거가 세상에 나오기 시작했다. 국민의 정부여당에 대한 정치적 불신은 진정한 의미의 권력 공백 현상을 빚어낸다. 대통령과 국민의 거리가 멀어질수록 야당의 활동 폭은 넓어지고 위세는 강해진다. 권력의 정치적 무게중심이 야당으로 이동해 정권 교체의 가능성이 높아질수록 윤석열 정권의 불법과 비리가 드러날 확률도 상승하며, 그런 일이 실제 벌어지면 정권 교체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 우리는 지금 그런 현상을 목격하는 중이다.

앞으로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 같은 형태의 비리 폭로와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 하락 현상이 서로를 부추기며 이어질 것이다. 김건희 씨는 법률적 책임을 질 수 있을 뿐 정치적 책임은 떠맡지 못한다. 정치적 책임은 대통령 권력을 공백으로 만든 윤석열한테 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윤석열 부부를 맹종하는 척했던 이른바 ‘윤핵관’과 여전히 윤석열 부부 방탄에 몸을 던지는 국힘당 정치인들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

누구 말대로 김건희 씨를 절에 보내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아니다. 김건희가 절에 가도 문제의 원인은 그대로 용산에 있다. 검찰이 수사를 해서, 또는 특검이 출범해서 김건희 씨를 구속한다 해도 마찬가지다. 국민경제의 침체와 국가재정의 파탄, 정부의 무능과 정치 실종 등 오늘 대한민국이 직면한 위기는 김건희가 아니라 윤석열이 만들었다. 김건희 때문에 윤석열이 망하는 게 아니다. 윤석열 때문에 김건희도 같이 망하는 것이다. 김건희는 문제의 원인이 아니라 증상일 뿐이다. 윤석열이 대통령 자리에 있는 한 대한민국은 경제적 침체와 정치적 문화적 퇴행의 수렁을 빠져나오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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